음악이야기

일상 속의 한 곡... 1[사랑했어요]

빈 마음의 넉살 2003. 12. 30. 01:19

1991년 2월 어느날 김현식 6집을 들고 통곡했던 일이 생각난다. 

5집의 절규에 비해 빈약한 6집의 노래를 듣고 서글픔을 느낀 사람들이 있었으리라...

그의 공백은 나의 음악듣기의 일정한 단절이었고 슬픔이었다.



한참을 통곡한 후 냉정한 마음으로 노래를 듣다가...

슬며시 미소 지은 노래가 6집에 리메이크된 "사랑했어요"이다.

김현식 6집이 우선인지 김현식 Best10 앨범이 우선인지는 알 수 없지만... ^^



고등학교 음악 청취 생활 중 거의 절반 이상을 할애했던 사람이 바로 김현식이다.

난 그의 음악 영향력 속에 있다 해도 가히 잘못된 일이 아니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그에 대해서 할말이 많은데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항상 멍하다. 

그렇게 격렬하고 격정적인 생각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는데 결국은 글로 나타내지 못한다.

이럴 때마다 나의 빈약한 조어력과 문장력을 통탄할 뿐이다.

내가 왜 그를 좋아하는지... 그의 음악이 나에게 어떤 작용을 했는지...

전혀 나타낼 수 없다...

단지 그를 본격적(?)으로 알게 되기 전 신기하게 연결된 두가지 기억이 날 뿐이다.



SKC 공 오디오 테이프에 녹음된 김현식 4집! 친구가 좋다고 억지로 녹음해 준...

난 듣기 싫어 처박아두고...

다시 공부를 하려고 찾아든 입시학원의 어느 학생이 여자친구에게 구슬프게 부른 노래...

그 학생은 참 노래를 잘 불렀나 보다... 15년이 지난 내 뇌리에 생생하게 들려오니... ^^

우연히 그 노래는 그 날 저녁 쇼프로그램에서 김수희가 다시 불러 주었고...

그 노래가 바로 "사랑했어요"다.



결국 김현식이라는 가수가 불렀다는 것을 알게 되고 또 놀란 건 중학교때 히트했던 "비처럼 음악처럼"의 가수였다는 것...

그리고 600원짜리 SKC 오디오 테이프가 늘어나도록 듣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난 김현식의 음반을 따라 여행을 하게 되었다.

만약 그때 그 입시학원에서의 노래가 아니었다면...

김현식은 나에게 그냥 내 친구가 좋아한 가수로 기억했을지도 모른다.

"가요톱텐"에 나오는 노래가 우리나라 음악의 전부인 줄 알았던 내 음악듣기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준 노래가 바로 "사랑했어요"고

재수생으로 짐작되는 입시학원의 학생이 여자친구에게 불러 주었던 유혹의 노래...

"사랑했어요"다.



사족] 아직까지 노래방에서 한번씩 부르는데... 

        친구녀석들이 나보고 부르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도 사랑했어요가 나오면 저녀석 18번이라고 한번 더 손가락질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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