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게 1년 전 오늘....
인터넷에 세월호 사고 소식이 전해지고 걱정에 넷세상을 살피고 있던 즈음...
내가 소속된 학교가 수행하던 정부사업이 중단된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그 사업에 기대어 다른 사업을 추진하고 있던 저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습니다.
아~~~ 나를 따르던 후배들... 그리고 내가 세워 놓은 계획들...
그리고 지방대학 위기에 앞장서서 싸워 온 분들의 좌절감...
우리들은 참 열심히 하고 있었고 그리 성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세월호 사고는 결국 엄청난 재난으로 우리 앞에 다가왔습니다.
이 두가지 일이 하필이면 하루에 제 앞에 나타나버린 것입니다.
제 기억은 2014년 4월과 5월은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사고의 속보들... 여과되지 않은 정보들...
아이들은 그렇게 허무하게 희생되고...
그리고 중단된 사업에 대한 책임공방, 후속 조치들...
많은 이들이 학교를 떠나고...
솔직히 정신없이 1년이 지나갔습니다.
아이들은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오고...
전 허물어진 계획에 B플랜, C플랜, D플랜...
손에 쥔 물 마냥...
1년이 지난 지금...
우려했던 대로 바뀐 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도 학교도... 이 사회도... 대한민국도...
저는 참 비겁한 사람입니다.
결국 저는 어디에도 나서지 못하고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 말, 절 따르던 후배 중에 마지막으로 남은 녀석이 떠나갑니다.
아무 것도 해 주지 못하고 떠나가는 녀석을 바라만 봐야 합니다.
아마 제 인생에서 2014년 4월 16일은 두고 두고 절 괴롭힐 그러한 날이 될 겁니다.
정경화 2집에 있는 진혼곡을 들으며 오늘 하루를 버텨야겠습니다.
아이들도 저도... 그리고 떠나갈 후배에게도...
음악소개]
정경화 2집 마지막 수록곡인 진혼곡은 광주 민주화 운동의 희생자들께 바치는 곡입니다.
정경화는 신촌블루스로 데뷔했으며 김현식 추모곡인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야를 엄인호와 같이 불렀습니다.
작곡은 K2의 이태섭이 참여했습니다. 이곡은 이태석이 후에 활동한 The Root에 영어버전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2집 자켓의 글
화려했던 지난 날에 그들이 만들어 낸 역사는 오늘날에 이르러 메마른 탐욕의 치부를 드러냈다.
온갖 이기심은 폭정과 부정축재로 드러났고 거기에 항거했던 사람들은 아직도 쓸쓸히 구천을 헤매이고 있다. 역사의 이름으로, 비록 제한된 조건하에서라도 그들은 심판대 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미 떠나간 이들의 명예회복은 아직도 소원하다.
그러나 심판이 천년의 기다림 끝에 얻어진 것이라면, 우리의 음악에의 열정은 산화해간 영혼의 넋을 기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혼을 이렇게 달래어 본다.
썰렁한 글] 얼마 전 집에서 늑골 근처를 다쳐 숨쉬기도 힘들었답니다. 결국 가슴이 아픈 것이더군요...
진혼곡(Birds insane)
작사 :김형수 작곡 : 이태섭 편곡 : 이태섭 노래 : 정경화
화려한 탐욕의 꽃이 부서질 적에
싸늘한 도시에 묻힌 슬픈 영혼의
차디찬 눈물 흘리며 지나온 날들
천년의 기다림 속에 눈을 감았네
눈물로 쓴다 너의 사슬로 부터
빚어낸 운명 속에서
세상 그 사이로 날자 (헤야-)
*입틀어 막힌 이 새에게(Listen!! I must raise hands)
(노란 숲에서 괜찮은 숲에서)
입틀어 막힌 이 새에게 (Listen!! I must chase it)
(울진 못해도 날 수는 있어)
천년의 기다림 속에 너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