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기대어 앉은 오후에는

빈 마음의 넉살 2022. 3. 9. 19:05

통영에서의 2달간 시간은 심신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합니다.

 

현학적이기까지 한 교육부의 작성지침으로 지속적인 멘털붕괴를 겪게 됩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는 글을 적어 놓고 망연자실해서 창밖을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이 곡이 떠오르더군요.

 

김광석 3집을 사고 처음 턴테이블에서 돌릴 때 이 낯선 곡이 들렸습니다.

 

가사지를 보고 있으니 역시 예사롭지 않은 사람이...  

 

동물원의 유준열이었습니다.

 

김광석 3집에 전체적으로 흐르는 서정적인 분위기에 맞긴 합니다만 살짝 튀는 곡이긴 합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고민하고 갈등할 때 이 곡을 들어보니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과는 많이 다르네요.

 

어린 왕자를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듯이...

 

무엇인지 모르는 서러움이 치밀어 오르는 그런 어느 오후... 

 

평온해 보이지만 그게 아무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라는 그런 어느 오후...

 

김광석은 김창기만의 페르소나는 아니었을 듯....

 

조동익의 편곡도 한몫했겠지만 유준열의 소화하기 어려운 곡도 김광석은 아주 훌륭하게 해석해버렸으니...

 

그래서 그리운 이름...  김광석

 

 

 

기대어 앉은 오후에는 - 김광석(1992년)

 

 

 

기대어 앉은 오후에는 - 김광석(1992년)

 

작사곡 유준열

노래 김광석

 

창 유리 새로 스미는 햇살이 빛바랜 사진 위를 스칠 때 
오래된 예감처럼 일렁이는 마당의 키 작은 나무들 
빗물이 되어 다가온 시간이 굽이쳐 나의 곁을 떠나면 
빗물에 꽃씨 하나 흘러가듯 마음에 서린 설움도 떠나 

지친 회색 그늘에 기대어 앉은 오후에는 
파도처럼 노래를 불렀지만 가슴은 비어 
그대로 인해 흔들리는 세상
유리처럼 굳어 잠겨 있는 시간보다 진한 아픔을 느껴 

창 유리 새로 스미는 햇살이 빛바랜 사진 위를 스칠 때 
오래된 예감처럼 일렁이는 마당의 키 작은 나무들 
빗물이 되어 다가온 시간이 굽이쳐 나의 곁을 떠나면 
빗물에 꽃씨 하나 흘러가듯 마음에 서린 설움도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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