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노래는 사람마다...8

빈 마음의 넉살 2021. 1. 10. 00:41

2021년 새해 글을 쓰려했는데 쉽지 않네요.

2021년 1월, 저는 원 직장으로 복귀 예정이었는데요.

1년 더 연장됩니다. 뭐... 작년에 결정되긴 했지만 막상 새해가 밝아 오니 마음이 복잡하네요.

다시 마음 잡으려고 몇 곡 노래 듣다 보니 전인권의 노래가 귀에 감깁니다.

다시 시작, 뭐 이런 느낌으로 새해 포스트를 쓰려고 했는데 전인권 노래 듣다가 포스트 제목을 바꿨습니다.



우리나라의 70년대와 80년대 초는 한국 대중음악의 출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직까지 대중음악의 토양이 척박했을 때여서 부를 곡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외국 곡을 cover 하기도 했고 가사를 바꿔 번안곡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에야 remake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당시는 번안곡이라는 용어를 썼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전인권입니다.

갑자기 전인권입니다. ^^  전설의 록그룹 들국화의 보컬 전인권이 번안곡이랑 무슨 일일까요?

들국화가 해체되고 허성욱과 발표한 추억들국화와 그가 발표한 앨범(파랑새)에 수록된 사랑한 후에

재기의 발판이 된 3집(발표순서로는 다섯 번째 앨범)에 수록된 다시 이제부터는 원곡이 외국곡입니다.

가사만 전인권이 새로 써 발표한 곳이죠.

들어보시면 원곡과 많이 다른 느낌이 드실 겁니다. 훨씬 폭발력과 호소력이 있습니다.

자기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한 것입니다.

뭐... 표절 시비가 있는 걱정 말아요 그대도 원곡이라고 추정되는 곡과 비교해 들어보아도 곡 해석력 차이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사랑한 후에의 원곡은 영국의 Al Stewart가 부른 Palace of Versailles(베르사유 궁전)입니다.

16세기 작곡가 William Byrd의 무곡 멜로디를 차용해서 만든 곡인데 말랑말랑한 발라드 같은데 가사는 정치적입니다. 

다시 이제부터는 프랑스의 Michel Polnareff가 부른 Ca N'Arrive Qu'aux Autres입니다.

동명의 프랑스 영화 수록곡인데요,  Michel Polnareff가 부른 노래들이 우리나라 좀 알려져 있습니다.

Michel Polnareff의 곡 중 Qui a tué grand maman는 518 진혼곡인 오월의 노래의 원곡입니다.

가수 이동원이 Ca N'Arrive Qu'aux Autres를 전인권보다 먼저 번안하여  비는 내리는데라는 제목으로 발표했었습니다.

두 곡 다 원곡도 좋지만 전인권이 부른 곡은 제게 더 많은 감동을 줍니다.

우리말 가사도 영향을 미쳤겠지만요... ^^



1. 사랑한 후에(1987년) / Palace of Versailles(1978년)


 



사랑한 후에(1987년)

작사 전인권 작곡 Al Stewart

긴 하루 지나고 언덕 저 편에 빨간 석양이 물들어 가면 
놀던 아이들은 아무 걱정 없이 집으로 하나둘씩 돌아가는데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저 석양은 나를 깨우고 
밤이 내 앞에 다시 다가오는데 

 

이젠 잊어야만 하는 내 아픈 기억이
별이 되어 반짝이며 나를 흔드네 

 

저기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의 커다란 울음으로도 달랠 수 없어 
나는 왜 여기 서 있나 오늘 밤엔 수많은 별이 
기억들이 내 앞에 다시 춤을 추는데 

 

어디서 왔는지 내 머리 위로 작은 새 한 마리 날아가네 
어느새 밝아온 새벽하늘이 다른 하루를 재촉하는데 
종소리는 맑게 퍼지고 저 불빛은 누굴 위한 걸까 
새벽이 내 앞에 다시 설레이는데



2. 다시 이제부터(2003년) / Ca N'Arrive Qu'aux Autres(1971년)

 

 


다시 이제부터(2003년)

작사 전인권 작곡 Michel Polnareff

 

아름다웠던 날이 지나고
차가운 바람에 갈길 잊었나
돌아볼 수도 없이 찾아갈 수도 없이
내 눈은 발끝만 보고 있네
나는 이제 어디쯤 온 건가
아직도 대답은 들리지 않네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쯤 온 건가
내 눈은 햇빛에 어지러운데
머리카락이 내 눈 가리고
내 손을 만 질 곳이 없으니
다시 가야겠지 다시 가고 싶어
다시 시작될 내일이 있으니
다시 가고 싶어 다시 가고 싶어
다시 시작될 내일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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