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열 3

기대어 앉은 오후에는

통영에서의 2달간 시간은 심신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합니다. 현학적이기까지 한 교육부의 작성지침으로 지속적인 멘털붕괴를 겪게 됩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는 글을 적어 놓고 망연자실해서 창밖을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이 곡이 떠오르더군요. 김광석 3집을 사고 처음 턴테이블에서 돌릴 때 이 낯선 곡이 들렸습니다. 가사지를 보고 있으니 역시 예사롭지 않은 사람이... 동물원의 유준열이었습니다. 김광석 3집에 전체적으로 흐르는 서정적인 분위기에 맞긴 합니다만 살짝 튀는 곡이긴 합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나 고민하고 갈등할 때 이 곡을 들어보니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과는 많이 다르네요. 어린 왕자를 읽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듯이... 무엇인지 모르는 서러움이 치밀어 오르는 그런 어느 오후... 평온해 ..

음악이야기 2022.03.09

흑백사진

동물원의 곡들을 1집부터 듣고 있노라면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김광석의 목소리로 김창기의 곡을 듣고 있노라면... 그냥... 마... 동물원의 그룹 이름이 이대생을 위한 발라드가 될 뻔했다는 농담 같은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서정적인 곡들이 많죠. 앨범 재킷 그림도 동화 같고... 동물원 앨범에서 특이하게 튀는 곡들이 보이는데요. 그 대부분이 유준열의 곡들입니다. 시회성이 엿보이는 곡들이 따뜻한 감성으로 가득한 앨범에 균형을 이룬다고 전 생각해봅니다. 물 흐르듯이 넘어가는 김창기의 곡과는 달리 챙겨 들어야만 들을수록 새롭게 느껴지는 곡들이죠. 그중에서 동물원 5-2집(김광석이 마지막으로 참여한)의 마지막 곡이 제 귀에 걸려들었더랬습니다. 흑백사진... 노래 진행도 역시 특이하고... 흑백사진 주..

음악이야기 2021.10.14

슬프지 않는 건 꿈을 꾸는 것 일보다 더욱 중요해

이 노래를 자연스럽게 소개해보려고 머리를 쥐어짜 보았으나 실패의 시간만 보냈습니다. 가사도 그러려니와 주류 음악적 전개도 아니어서... 하지만 왠지 끌리는 곡... 우울할 때 듣고 있으면 눈물 한번 쏟아버린 한 느낌이 드는 곡입니다. 우울한 가사지만 이상하게 용기도 주는.... 이 곡은 최초로 발매된 것이 98년, 이성우 2집 화란동 수록곡으로 세상에 나타납니다. 동물원의 유준열의 작사곡으로 유준열이 불렀습니다. 이성우는 원 맨 밴드로 한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의 2집 역시 프로듀스 앨범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사랑하는 곡들이 좀 수록되어 있습니다. ^^ 한참을 묻혀 있다가 2003년 동물원 9집에 다시 수록되었습니다. 동물원 밖에서 먼저 발매된 동물원스러운 노래들 중 1곡입니다. 여전히 유준열이..

음악이야기 2020.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