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날짜로는 어제) 학생지도 문제로 늦은 밤 학교에 남아 이리저리 살피고 있는데 누군가 제게 아는 체하던군요.
잠시 누구지 했는데 4년전 제가 데리고 있던 근로 학생이었습니다..
졸업 후 취직 공부하러 도서관에 왔더군요...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그 녀석이
"선배님은 김현식 좋아했던 기억이 제일 많이나요..."
그렇더군요... 오늘이 그의 기일이라는 것...
학생들은 싸늘한 날씨에 가요제한다고 떠들썩한데.... 그렇게 시간은 흘러만 갔습니다.
2.
저랑 동갑인 김주혁이 11월을 며칠 앞두고 유명을 달리 했습니다.
시간을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니 제 22년지기 사고와 아주 비슷한 사고더군요.
저도 이렇게 황망하게 친구를 잃었었습니다.
그 녀석은 저 덕분에 김현식 노래를 거의 강제로 무지 들었습니다.
그 녀석은 이문세 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3.
김광석 죽음에 대한 말들이 많습니다.
김창기 1집에 들어 있는 추모곡 가사도 그려러니와 의혹은 아주 많습니다만
그는 김현식처럼 우리 곁에 없습니다. 그것이 팩트죠...
4.
가끔은 김현식 노래 듣기가 힘들어 몇달씩 일부러 피하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김광석의 노래만큼 편안하지 않습니다.
김현식 노래는 제 감정을 일정부분 소모해야 비로소 김현식이기 때문입니다.
5.
오늘처럼은 아니지만 한밤중에 문득 잠이 깨면 생각나는
제 곁에 없는 친구처럼...
편안한 연기를 했던 구탱이 김주혁처럼... 김광석처럼...
그리고 바보처럼 우두커니 일어나 앉은 나처럼...
저를 떠올리면 김현식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는 후배 녀석처럼...
시간은 흘러만 가고
전 그가 그립습니다.
김현식 4집
한밤중에
이정선 작사곡
한밤중에 잠을 깨어보면 깊은 어둠 속에서
꿈결에 보던 너의 모습이, 나를 부르고 있네
넝쿨처럼 너를 향하는 마음 이젠 어쩔 수 없어
등불을 켜고 달래 보아도 시간만 흘러가네
어쩌다 잠이 깨어서 이렇게 그리워하나
잊으려 애를 써봐도 잠은 오지 않네
외로워서 혼자 있기 싫어도 곁엔 아무도 없어
모두가 깊이 잠이 든 밤에 나 홀로 깨어있네